[대한행정사회신문=김영애 기자] 경남 합천군에 있는 옥전고분군이 지난 9월 17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가야고분군으로는 경남 합천 옥전고분군을 포함한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 7개 고분군으로 이뤄졌다.
가야고분군은 2012년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여러 노력과 과정을 거쳐 고분 대상지도 당초 3개 고분군에서 7개 고분군으로 확대돼, 지난 17일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옥전고분군은 황강의 해발 50~80m에 달하는 야산의 정상부에 위치한다. 유구는 몇 개의 능선으로 나누어져 넓게 분포하고 있는데 무덤 대부분은 봉분이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겉으로 볼 때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특이하게 언덕의 한쪽 지역에는 지름 20~30m 내외의 높은 봉분을 가진 무덤이 27기가 모여 있으며, 전체 고분의 숫자는 약 1000여 기로 추정하고 있다.
유적은 1985년 여름 경상대학교 박물관의 황강 주변의 정밀지표조사 과정에서 많은 양의 토기, 갑옷과 투구, 금동제 유물 조각이 채집되면서 그 중요성을 확인하게 됐다.
1985년부터 1992년까지 5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한 결과 이 유적이 4세기에서 6세기 전반에 걸쳐 조성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따라서 이는 약 200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 살았던 가야 사람들이 남긴 흔적임을 알 수 있다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옥전고분군의 발굴조사 성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화려한 장신구로는 귀걸이와 목걸이, 팔찌, 가락지 등이 있다.
신분을 상징하는 유물도 많이 출토되었는데 23호분 35호분, M3, M4, M6호 분에서 출토된 칼은 화려한 장식과 독특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M3호분에서는 용봉문양, 봉황문양, 용문장식 등 고리자루큰칼 4자루가 함께 부장돼 있었는데 이는 우리나라 최고 지배자급 무덤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것으로 인정받아 2019년 12월 보물 제2042호로 지정됐다.
한편, 옥전고분군에서는 가야고분군 중 유일하게 완전한 형태의 로만글라스가 발견됐다. 이 유리그릇은 지중해 연안에서 제작된 유물로, 실크로드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산하였으며, 동서 문물교역의 중심에 있던 신라가 이것을 받아들여 가야지역에 전했다고 본다. 이는 5세기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던 옥전고분군 축조세력의 대외교섭능력을 보여주는 자료라 할 것이다.
옥전고분군은 최고 수장급의 고분에서 발견되는 유물을 거의 모두 포함하고 있는 가야 최고 지배자의 무덤이다. 용봉문양 고리자루큰칼이나 철제갑옷, 금동장투구, 말머리가리개에서 가야문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분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세계유산도시협의회 회장인 김윤철 합천군수는 “10여 년의 부단한 노력 끝에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축하하며,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위해 힘써준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옥전고분군을 비롯한 가야고분군의 우수한 역사와 세계문화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이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